플라스틱 병에 담긴 물, 일회용 용기에 담긴 음식, 합성 섬유 옷. 우리 일상 곳곳에 플라스틱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플라스틱에서 떨어져 나온 아주 작은 입자 — 마이크로플라스틱이 우리 몸속에도 들어오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마이크로플라스틱이 인체에 들어오는 것은 사실이며,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빠르게 축적되고 있습니다. 다만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2024년 NEJM(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발표된 연구는 이 주제에 대한 경각심을 크게 높였습니다. 이 연구를 포함해 최신 논문들이 말하는 것과 말하지 않는 것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마이크로플라스틱이란?
마이크로플라스틱(Microplastics)은 5mm 이하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입니다. 1mm 이하의 더 작은 입자를 나노플라스틱(Nanoplastics)이라고 합니다.
이 입자들은 플라스틱 제품이 분해되거나 마모될 때 발생합니다. 페트병의 물, 일회용 용기에 담긴 뜨거운 음식, 합성 섬유 세탁물, 심지어 실내 먼지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성인은 매주 신용카드 1장 분량(약 5g)에 해당하는 마이크로플라스틱을 섭취할 수 있다는 추정이 있습니다.4 다만 이 수치는 추정 모델에 기반한 것이며, 실제 섭취량은 개인의 식습관과 환경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논문이 밝히는 건강 위험
혈관 내 마이크로플라스틱 — NEJM 연구 (2024)
2024년 NEJM에 발표된 이탈리아 연구에서는 경동맥 수술을 받은 환자 304명의 동맥경화 플라크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플라크에서 마이크로·나노플라스틱이 검출된 환자는 검출되지 않은 환자에 비해 심혈관 사건(심근경색, 뇌졸중 등)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1
이 연구는 마이크로플라스틱이 단순히 ‘몸에 들어온다’를 넘어 특정 질병과의 관련성을 보여준 중요한 연구입니다. 다만, 관찰 연구이므로 인과관계를 확정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장 건강에 미치는 영향
마이크로플라스틱이 장 점막에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는 동물 실험 결과가 있습니다. 장내 세균 구성을 변화시킬 가능성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장내 세균과 식습관의 관계는 장건강에 좋은 음식 vs 장을 망가뜨리는 음식에서 더 자세히 다뤘습니다.
폐와 호흡기
대기 중 마이크로플라스틱을 흡입하면 폐 조직에 축적될 수 있습니다. 2022년 연구에서는 폐 수술 환자의 폐 조직에서 마이크로플라스틱이 검출되었습니다.2
태반과 생식 건강
최근 연구에서는 태반 조직에서도 마이크로플라스틱이 검출되었습니다.3 생식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연구 초기 단계이지만, 내분비 교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리: 마이크로플라스틱이 인체 장기에서 검출되는 것은 확인되었습니다.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신호(signal)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양이,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노출되어야 질병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용량-반응 관계는 아직 확립되지 않았습니다.
일상에서 마이크로플라스틱 노출을 줄이는 법
완전한 차단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노출을 의미 있게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있습니다.
식품 관련
- 플라스틱 용기에 뜨거운 음식을 담지 않기 (열에 의해 입자 방출 증가)
- 전자레인지에 플라스틱 용기 사용 자제 (유리·도자기 대체)
- 생수보다 정수된 수돗물 사용 (정수기 필터가 일부 입자 제거)5
-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 식품 줄이기
생활 환경
- 실내 환기와 청소를 자주 하기 (실내 먼지에 마이크로플라스틱 포함)
- 합성 섬유 의류 세탁 시 세탁망(미세플라스틱 저감 필터) 사용
- 가능하면 천연 섬유(면, 린넨) 의류 선택
개인 용품
- 미세플라스틱(마이크로비드)이 포함된 세안제·치약 피하기
- 실리콘·스테인리스 빨대 사용

핵심 정리
- ✅ 마이크로플라스틱은 음식, 물, 공기를 통해 인체에 들어옴
- ✅ 혈관, 폐, 장, 태반 등에서 검출 확인
- ✅ 심혈관 위험 증가와의 관련성이 보고됨 (NEJM 2024)
- ✅ 정확한 유해 용량과 인과관계는 아직 연구 중
- ✅ 완전 차단은 불가능 → 노출 줄이기가 현실적 전략
- ✅ 플라스틱 가열 자제, 정수 사용, 실내 청소가 핵심 실천법
FAQ
Q1. 생수는 수돗물보다 마이크로플라스틱이 많나요?
일부 연구에서 페트병 생수에서 수돗물보다 더 많은 마이크로플라스틱이 검출되었습니다. 다만 모든 생수가 그런 것은 아니며, 수돗물도 배관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정수 필터(역삼투압 방식)가 마이크로플라스틱 제거에 가장 효과적입니다.
Q2. 마이크로플라스틱이 암을 유발하나요?
현재까지 마이크로플라스틱이 직접 암을 유발한다는 확정적 증거는 없습니다. 일부 플라스틱 첨가제(비스페놀A, 프탈레이트 등)의 내분비 교란 효과가 연구되고 있지만, 마이크로플라스틱 자체의 발암성은 아직 확립되지 않았습니다.
Q3. 어린이가 더 위험한가요?
체중 대비 섭취량이 성인보다 높고, 젖병 등 플라스틱 용품을 많이 사용하며, 발달 중인 장기가 더 취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린이의 노출에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결론
마이크로플라스틱 문제에 대해 과도한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지만, 무시해도 되는 수준도 아닙니다. ‘아직 연구 중’이라는 것은 ‘안전하다’는 뜻이 아니라 ‘결론이 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면 됩니다. 플라스틱 용기에 뜨거운 음식 담지 않기, 정수된 물 마시기, 실내 환기와 청소 자주 하기. 이 세 가지만 실천해도 의미 있는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References
- Marfella, R., et al. (2024). Microplastics and Nanoplastics in Atheromas and Cardiovascular Events. NEJM, 390, 900-910.
- Jenner, L. C., et al. (2022). Detection of microplastics in human lung tissue. Sci Total Environ, 831, 154907.
- Ragusa, A., et al. (2021). Plasticenta: First evidence of microplastics in human placenta. Environ Int, 146, 106274.
- Cox, K. D., et al. (2019). Human Consumption of Microplastics. Environ Sci Technol, 53(12), 7068-7074.
- WHO (2019). Microplastics in drinking-water. Re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