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이나 건강기능식품 매장에서 환절기마다 눈에 띄는 두 성분, 에키네시아와 프로폴리스. “면역력에 좋다”는 이야기는 익숙하지만, 실제로 임상 근거가 얼마나 탄탄한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두 성분의 근거 수준은 상당히 다릅니다. 에키네시아는 여러 차례 메타분석이 이뤄졌지만 시기와 연구팀에 따라 결론이 크게 엇갈렸고, 프로폴리스는 아직 감기 예방·치료를 직접 검증한 고품질 대규모 연구 자체가 부족합니다. 이 주제를 조사하면서 흥미로웠던 점은, 같은 에키네시아를 다룬 메타분석인데도 “효과가 뚜렷하다”는 결론과 “임상적으로 의미 없다”는 결론이 공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두 성분의 근거를 시기별로 정리하고, 왜 결론이 엇갈리는지까지 살펴보겠습니다.

에키네시아 — 메타분석마다 결론이 다른 이유
에키네시아는 북미 원산의 허브로, 유럽과 북미에서 감기·기관지염 예방 목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식물 중 하나입니다.
2007년 —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메타분석
2007년 Lancet Infectious Diseases에 발표된 메타분석은 에키네시아 관련 연구를 종합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제시했습니다2.
- 에키네시아 복용군은 감기에 걸릴 확률이 58% 낮았습니다(오즈비 0.42)2
- 감기에 걸렸을 때 지속 기간도 평균 1.4일 단축됐습니다2
- 재발성 호흡기 감염 위험, 합병증 위험도 함께 감소했습니다2
2014년 — 코크란의 신중한 결론
반면 2014년 발표된 코크란 리뷰(가장 권위 있는 체계적 문헌고찰 기관)는 훨씬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1.
- 예방 목적 연구들을 종합했을 때 감기 발생 위험이 17% 낮아지는 경향(RR 0.83, 95% CI 0.75-0.92)이 확인됐지만, 연구 간 결과 편차(이질성)가 컸습니다1
- 치료 목적(이미 감기에 걸린 후 복용)으로는 뚜렷한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1
- 연구진의 최종 결론은 “일부 에키네시아 제품에서 위약보다 나은 효과가 있을 가능성은 있지만,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치료 효과에 대한 전체적인 근거는 약하다”는 것이었습니다1
이 리뷰가 특히 강조한 부분은 “시중에 판매되는 에키네시아 제품들이 서로 크게 다르다”는 점입니다. 사용된 식물 종(에키나시아 푸르푸레아, 팔리다, 안구스티폴리아 등), 추출 부위(뿌리·잎·전초), 추출 방식(알코올 추출, 착즙 등)이 제품마다 제각각이라, “에키네시아”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뭉뚱그려 효과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2024년 — 최신 메타분석은 다시 긍정적
가장 최근인 2024년 발표된 메타분석(ERA-PRIMA, 30개 임상시험, 5,652명)은 예방 목적 사용에 초점을 맞춰 다음과 같은 결과를 제시했습니다4.
- 월간 호흡기 감염 발생률이 32% 낮았습니다(RR 0.68)4
- 최소 1회 이상 감염을 경험한 사람의 비율도 25% 낮았습니다4
- 감염 합병증 위험도 56% 낮았습니다(RR 0.44)4
- 가장 인상적인 수치는 따로 있습니다 — 총 항생제 투여 일수가 70% 감소했습니다(IRR 0.29, 95% CI 0.11-0.74)4. 단순 증상 완화를 넘어 실질적인 의료 이용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입니다
- 안전성 프로파일도 양호했습니다4
연구팀은 이전 메타분석들(2007년, 2014년)과 비교하며, 신선한 에키나시아 푸르푸레아 지상부·뿌리를 알코올로 추출한 특정 제형(에키나포스 계열)에서 특히 일관된 효과가 나타났다고 언급했습니다.

왜 같은 성분인데 결론이 엇갈릴까
정리하면, 에키네시아 관련 근거가 시기마다 다르게 나온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 제품 표준화 문제: “에키네시아”라는 이름 아래 종·부위·추출법이 다른 수십 가지 제품이 존재해, 메타분석에 포함되는 연구마다 실제로는 다른 물질을 다루고 있는 셈입니다
- 예방 vs 치료 목적의 차이: 예방 목적 사용에서는 비교적 일관되게 긍정적 신호가 나오지만, 이미 감기에 걸린 후의 치료 효과는 근거가 약합니다
- 연구 방법론의 발전: 최신 메타분석일수록 더 많은 연구, 더 정교한 통계 기법을 사용해 이전에 놓쳤던 효과를 더 정확히 포착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직하게 말씀드리면, “에키네시아가 감기를 예방한다”는 것은 최신 근거로 갈수록 힘을 얻고 있지만, 어떤 제품(종·부위·추출법)을 선택하느냐가 효과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시사점입니다.
프로폴리스 — 아직 직접 근거가 부족합니다
프로폴리스는 꿀벌이 나무의 진 등을 모아 만드는 천연 물질로, 항염·항산화 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이 주제를 조사하면서 확인한 것은, 에키네시아만큼의 대규모 메타분석이 감기 예방·치료 영역에서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감기 관련 직접 근거는 소규모·저품질입니다
프로폴리스와 감기의 관계를 다룬 임상시험들은 존재하지만, 대부분 다음과 같은 한계가 있습니다.
- 성인 50명을 대상으로 한 한 시험에서 프로폴리스가 위약보다 감기 증상 지속 기간을 더 빨리 줄였다는 결과가 있지만, 표본이 작고 방법론적 질이 낮다고 평가됩니다
- 어린이 94명을 대상으로 한 비강 스프레이 형태 프로폴리스 연구에서 비인두염 발생 횟수가 줄었다는 보고가 있지만, 이 역시 대조군 설계나 눈가림(블라인드) 처리가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 종합적으로 “임상적으로 이 적응증을 뒷받침할 만한 견고한 데이터는 아직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대신 염증·산화 스트레스 지표 개선 근거는 있습니다
2025년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은 프로폴리스가 감기 자체가 아니라 염증·산화 스트레스 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했습니다3. 이 연구에서는 프로폴리스 섭취가 특정 염증 지표를 개선하는 방향의 결과를 보였지만, 연구팀 스스로도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가 프로폴리스의 건강상 이점에 대해 여전히 논쟁적”이라고 밝혔습니다3.
즉 프로폴리스가 이론적으로 면역·염증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성분이라는 것과, 실제로 감기 예방·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서로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후자에 대한 근거는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두 성분, 근거 수준으로 비교하면
| 항목 | 에키네시아 | 프로폴리스 |
|---|---|---|
| 메타분석 존재 여부 | 다수 존재(2007, 2014, 2024 등) | 감기 관련 대규모 메타분석 부재 |
| 예방 효과 근거 | 최신 메타분석에서 비교적 일관된 긍정 신호 | 소규모·저품질 연구만 존재 |
| 치료(이미 걸린 후) 효과 근거 | 약함 | 근거 매우 제한적 |
| 제품 표준화 이슈 | 종·부위·추출법에 따라 효과 편차 큼 | 채집 지역·벌 종류에 따라 성분 편차 큼 |
| 현재 근거 수준 | 중간(제형에 따라 다름) | 낮음(감기 관련 직접 근거) |
실생활에서 고려한다면
에키네시아를 선택한다면, 제품의 종과 추출 부위를 확인하세요. 최근 메타분석에서 효과가 확인된 것은 대부분 신선한 에키나시아 푸르푸레아 지상부·뿌리를 알코올로 추출한 제형이었습니다.
예방 목적으로 접근하세요. 근거는 “미리 꾸준히 복용해 감염 위험을 낮추는” 예방적 사용에서 더 일관되게 나타나며, 이미 증상이 시작된 후의 치료 효과는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 좋습니다.
프로폴리스는 보조적인 선택지로 접근하세요. 항염·항산화 작용의 이론적 근거는 있지만, 감기 예방·치료 효과를 확신하고 선택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알레르기 여부를 확인하세요. 에키네시아는 국화과 식물로, 국화·돼지풀 등에 알레르기가 있는 분은 교차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프로폴리스도 벌 관련 제품에 알레르기가 있는 분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아직 확실하지 않은 것들
정직하게 말씀드리면, 에키네시아 최신 메타분석(2024년)조차 포함된 개별 연구들의 전반적인 질이 완벽하지는 않고, 특정 제형에 편중된 결과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프로폴리스는 이보다 더 근본적으로, 감기라는 구체적 지표를 기준으로 한 대규모·고품질 RCT 자체가 아직 충분히 쌓이지 않은 상태입니다.
핵심 정리
- ✅ 에키네시아는 2007년(긍정적), 2014년(신중함), 2024년(다시 긍정적) 순으로 메타분석 결론이 변화해왔습니다
- ✅ 2024년 최신 메타분석(ERA-PRIMA)에서는 월간 호흡기 감염 발생률이 32% 낮아졌고, 총 항생제 투여 일수는 70% 감소했습니다4
- ✅ 에키네시아 효과는 제품의 종·부위·추출법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어 “표준화”가 관건입니다
- ✅ 프로폴리스는 감기 예방·치료를 직접 검증한 대규모 고품질 연구가 아직 부족합니다3
- ✅ 프로폴리스의 염증·산화 스트레스 개선 효과는 일부 근거가 있지만, 이것이 감기 예방으로 이어진다는 직접 증거는 아닙니다3
FAQ
Q1. 에키네시아를 먹으면 감기에 안 걸리나요?
‘안 걸린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최신 메타분석에서는 예방 목적 복용 시 감염 위험이 낮아지는 경향이 비교적 일관되게 확인됐습니다. 다만 제품에 따라 효과 차이가 클 수 있습니다.
Q2. 이미 감기에 걸렸는데 에키네시아를 먹으면 도움이 될까요?
치료 목적의 근거는 예방 목적보다 약합니다. 코크란 리뷰에서도 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신중한 결론을 내렸습니다1.
Q3. 프로폴리스는 아예 효과가 없다는 뜻인가요?
‘효과가 없다’기보다 ‘아직 확실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입니다. 항염·항산화 작용의 이론적 근거는 있지만, 감기라는 구체적 결과를 기준으로 한 대규모 연구가 부족합니다.
Q4. 어떤 에키네시아 제품을 선택해야 하나요?
최근 근거가 축적된 것은 신선한 에키나시아 푸르푸레아의 지상부·뿌리를 알코올로 추출한 제형입니다. 제품 라벨에서 종(species)과 사용 부위, 추출 방식을 확인하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Q5. 국화 알레르기가 있어도 에키네시아를 먹어도 되나요?
에키네시아는 국화과 식물이라 교차 알레르기 반응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화, 돼지풀, 금잔화 등에 알레르기가 있으시다면 복용 전 의료진과 상담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결론
에키네시아와 프로폴리스는 둘 다 “면역력에 좋은 허브”로 묶여 소개되지만, 실제 임상 근거의 수준은 상당히 다릅니다. 에키네시아는 여러 메타분석을 거치며 최근에는 특정 제형에서 비교적 일관된 예방 효과가 확인되고 있는 반면, 프로폴리스는 감기라는 구체적 결과를 기준으로 한 견고한 근거가 아직 충분히 쌓이지 않았습니다.
두 성분 모두 “먹으면 무조건 안 걸린다”는 만능 해법은 아니지만, 에키네시아를 선택하신다면 근거가 확인된 제형(신선한 에키나시아 푸르푸레아 추출물)을 예방 목적으로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현재 근거에 가장 부합하는 접근입니다.
면역력 전반에 대한 근거 수준별 정리는 면역력 강화 종합가이드에서, 아연의 적정 섭취량과 부작용은 아연, 면역력 지키려다 탈모 유발?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References
- Karsch-Völk, M., Barrett, B., Kiefer, D., Bauer, R., Ardjomand-Woelkart, K., & Linde, K. (2014). Echinacea for preventing and treating the common cold. 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 (2), CD000530. PMID: 24554461.
- Shah, S. A., Sander, S., White, C. M., Rinaldi, M., & Coleman, C. I. (2007). Evaluation of echinacea for the prevention and treatment of the common cold: a meta-analysis. The Lancet Infectious Diseases, 7(7), 473-480.
- Bahari, H., Shahraki Jazinaki, M., Aliakbarian, M., Rashidmayvan, M., Golafrouz, H., Rahnama, I., Khodashahi, R., & Malekahmadi, M. (2025). Propolis supplementation on inflammatory and oxidative stress biomarkers in adult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Frontiers in Nutrition, 12, 1542184.
- Gancitano, G., Mucci, N., Stange, R., Ogal, M., Vimalanathan, S., Sreya, M., Booker, A., Hadj-Cherif, B., Albrich, W. C., Woelkart-Ardjomand, K., Kreft, S., Vanden Berghe, W., Hoexter, G., Schapowal, A., & Johnston, S. L. (2024). Echinacea Reduces Antibiotics by Preventing Respiratory Infections: A Meta-Analysis (ERA-PRIMA). Antibiotics, 13(4), 364. PMID: 38667040.